2024헌마283, 사전투표관리관인 날인 인쇄갈음 행위 등 위헌확인 헌법소원심판 사건 판결문 전문

2024헌마283 헌법소원심판 판결문은 2024년 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사전투표 관리관의 투표관리관 날인 거부에 항거하여 146명의 자유시민들이 소송에 참여한 판결문입니다.  이하 판결문 전문입니다.


헌법재판소

결정

        2024헌마283 사전투표관리관인 날인 인쇄갈음 행위 등 위헌확인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선  고  일 2025. 12. 18.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선거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2024. 4.10. 실시되었고, 위 선거의 사전투표는 2024. 4. 5.부터 같은 달 6.까지 시행되었다. 청구인들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4조 제3항 및 위 조항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사전투표절차에서 투표용지 사전투표관리관인을 인쇄하는 행위가 자신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4. 3.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서에 기재된 청구취지에 구애됨이 없이 청구인의 주장 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심판대상을 확정하여야 한다(헌재 2023. 2. 23. 2019헌마1157 참조).

청구인들은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4조 제3항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청구인들이 위헌성을 주장하는 부분은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범위로 한정하기로 한다.

청구인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사전투표절차에서 투표용지 사전투표관리관인을 인쇄하는 행위’에 대하여도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그 주장의 요지는 인쇄날인행위의 근거규정인 공직선거관리규칙 조항의 위헌성을 강조하는 취지에 불과하고 인쇄날인행위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에 관하여는 주장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를 별도의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기로 한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관리규칙(2014. 1. 17.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제400호로 개정된 것) 제84조 제3항 중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은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관리규칙(2014. 1. 17.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제400호로 개정된 것) 제84조(투표용지에의 날인)③ 구·시·군위원회 위원장이 거소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거나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은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것)
제151조(투표용지와 투표함의 작성)④ 투표용지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의 청인을 날인하여야 한다. 이 경우 그 청인의 날인은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51조(투표용지와 투표함의 작성) ⑨ 투표용지와 투표함의 규격 및 투표용지의 봉함·보관·인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57조(투표용지수령 및 기표절차)② 투표관리관은 선거일에 선거인에게 투표용지를 교부하는 때에는 사인날인란에 사인을 날인한 후 선거인이 보는 앞에서 일련 번호지를 떼어서 교부하되,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100매 이내의 범위 안에서 그 사인을 미리 날인해 놓은 후 이를 교부할 수 있다.
⑧ 투표용지의 날인·교부방법 및 기표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규칙으로 정한다.

공직선거법(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된 것)
제158조(사전투표) ③ 사전투표관리관은 투표용지 발급기로 선거권이 있는 해당 선거의 투표용지를 인쇄하여 “사전투표관리관”칸에 자신의 도장을 찍은 후 일련번호를 떼지 아니하고 회송용 봉투와 함께 선거인에게 교부한다.
⑧ 전기통신 장애 등이 발생하는 경우 사전투표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의 모법인 공직선거법은 제158조 제3항에서 사전투표관리관으로 하여금 투표용지의 ‘사전투표관리관’칸에 자신의 도장을 직접 날인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위 모법 조항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위조된 투표용지의 투입이나 전산조작에 의한 부정선거를 가능하게 하고, 선거가 종료된 후 선거부정 여부를 검증하기 어렵게 만들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3. 10. 26. 2022헌마232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거나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법률유보원칙 위배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은 사전투표의 경우 사전투표관리관으로 하여금 해당 투표용지의 ‘사전투표관리관’칸에 자신의 도장을 찍어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를 경우 사전투표에서는 인쇄날인이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사전투표 역시 유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하는 절차로서 선거일 투표와 그 목적이 다르지 않으므로, 사전투표라 하여 선거일 투표와 모든 과정이 달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전투표가 사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특별한 사항 이외에는 투표 일반에 관한 내용들이 사전투표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중 사전투표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제158조 제8항은 “전기통신 장애 등이 발생하는 경우 사전투표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투표절차 일반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51조 제4항은 “투표용지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의 청인을 날인하여야 한다. 이 경우 그 청인의 날인은 인쇄 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9항은 “투표용지와 투표함

의 규격 및 투표용지의 봉함·보관·인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8항은 투표용지의 날인·교부방법 및 기표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공직선거법은 사전투표 또는 선거일 투표의 투표용지에 관한 사항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충분히 그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선거에서 투표용지에 날인을 요구하는 것은 위조 또는 무효인 투표용지가 투표 장소에 반입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정선거 또는 선거무효를 막기 위한 것이므로,사전투표에서 그러한 위험성이 낮거나 그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다른 중요한 공익적 목적이 있다면 사전투표라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직접 날인이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투표용지 발급기의 봉함·봉인이나 참관인의 참여 보장, 사후적 선거부정의 검증 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사전투표가 선거일 투표와 비교하여 위조된 투표용지의 사용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점과 함께, 사전투표는 선거인별 지정된 투표소가 없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투표가 가능하여 투표인원 수 등의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투표의 경우 그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투표용지에 직접 날인의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도 있다. 대법원도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과 관련하여, 위 조항은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 발급기로 투표용지를 인쇄하여 ‘사전투표관리관’칸에 자신의 도장을 찍은 후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 취지가 사전투표관리관이 자신의 성명이 각인된 도장을 직접 사전투표용지에 날인할 것을 전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7수122 판결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사전투표에서 사전투표관리관의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사전투표 용지의 날인을 선거일 투표와 달리해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 기인한 것으로서,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8항, 제151조 제4항, 제9항, 제157조 제8항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입법형성권의 한계 일탈 여부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찍는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국민의 의식수준, 선거풍토, 투표용지의 발급과 교부절차, 개표환경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결국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찍는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선거권 자체의 제한이라기보다 선거권 행사를 위해 요구되는 사전투표용지의 발급절차를 입법을 통해 형성하는 것으로서, 입법정책에 속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입법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어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입법이 되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선거일 투표에서는 각 투표소별로 지정된 선거인만이 방문하므로 방문자 수나 대기시간의 예측이 비교적 쉬운 반면, 사전투표의 경우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투표가 가능하므로 각 사전투표소에서는 총 방문자 수나 대기시간을 예측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사전투표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마련되었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사전투표관리관이 자신의 도장을 직접 찍을 때에 비하여 위조된 투표지의 유입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사전투표의 경우 투표용지 발급기가 봉함·봉인된 상태에서 사전투표관리관에게 인계되고(공직선거관리규칙 제72조 제2항), 사전투표관리관은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발급기를 이용하여 선거인에게 교부할 투표용지를 작성하며(공직선거법 제151조 제6항 전문), 사전투표참관인이 사전투표 상황을 참관하고, 관할 우체국장에게 투표지를 인계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동행한다(공직선거법 제162조 제1항). 뿐만 아니라, 사전투표 관리관은 사전투표기간 각 일자별 투표가 마감되면 ‘사전투표록’에 투표용지 발급기에 의한 발급수, 투표용지 교부수를 관내선거인·관외선거인을 구분하여 기록하며(공직선거관리규칙 제86조 제11항), 실물 투표지 역시 존재하므로, 사전투표용지의 발급·교부수와 실제 투표수를 비교하여 사후적으로 선거부정 여부를 검증하는 것도 가능하다.이를 종합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여 청구인들의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

우리는 법정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2등 결정에서 재판관 김형두는 보충의견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지만 선거의 공정성을 증진한다는 측면에서는 개선이 요구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찍는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여 사전투표의 효율적 진행을 도모하고 선거인의 편의를 증진시킬 필요성이 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투표용지 발급기의 봉함·봉인이나 참관인의 참여 보장, 사후적 선거부정 여부의 검증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서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찍는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한 것이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그러나 사전투표용지는 선거일 투표용지처럼 미리 인쇄되어 배부되는 것이 아니라, 사전투표관리관이 사전투표소 현장에서 투표용지 발급기를 이용하여 이를 인쇄·발급하므로, 사전투표관리관이 발급된 사전투표용지에 그 사인을 직접 날인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를 통하여 부정선거가 발생할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낮추고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 내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면, 선거의 효율성이 일부 희생되더라도 선거의 공정성을 더욱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사전투표의 절차와 실제 사전투표소의 현장 상황, 사전 투표율 등을 고려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증진하고 선거부정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는 방향으로 향후 개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 헌법은 제1조 제2항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국민주권의 원리를 천명하고 있다. 선거는 오늘날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국민은 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국가기관과 국가권력의 행사에 대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한다(헌재 2014. 1. 28. 2012헌마409등 참조).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선거제도의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결정을 국회의 입법에 맡기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가지는 중대한 의의 및 선거권의 구체적인 내용과 절차가 법률에 의하여 구체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률의 위임을 받은 하위법령으로 선거의 세부적인 절차를 정함에 있어서는 법률의 위임한계 내에서 이를 규정하여야 하고 그 위임범위를 벗어난 하위법령은 법률의 근거가 없는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헌재 2016. 4. 28. 2012헌마630 참조).

다. 선거권은 유권자가 자유롭게 후보자를 투표할 뿐 아니라, 투표를 통해 표출된 국민의 의사가 공정한 개표절차에 의해 정확한 선거결과로 반영될 때에만 제대로 보장된다(헌재 2013. 8. 29. 2012헌마326 참조). 공정한 개표절차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투표용지의 조작·훼손 등 부정선거 가능성을 차단하여 개표의 투명성, 정확성, 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사전투표 과정에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사전투표관리관으로 하여금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도록 하는 것이다(헌재2023. 10. 26. 2022헌마232등). 이에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은 사전투표관리관으로 하여금 투표용지를 교부하기 전에 자신의 도장을 찍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규정에 대하여 사전투표관리관이 그 성명이 각인된 도장을 직접 날인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2등;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7수122 판결 참조). 그러나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에서 “사전투표관리관은 투표용지 발급기로 선거권이 있는 해당 선거의 투표용지를 인쇄하여 “사전투표관리관”칸에 자신의 도장을 찍은 후 … 교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문언의 의미는 사전투표관리관이 직접 도장을 날인하여야 한다는 것이 명백하고 이와 달리 해석할 근거가 없다.

공직선거법 중 투표용지에 날인하는 도장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규정으로는, 공직선거법 제151조 제4항이 있다. 위 조항은 투표용지에 날인하는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의 청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여기서‘선거관리위원회의 청인’은 각급위원회 및 그 소속의결기관의 명의로 발송 또는 교부하는 문서에 사용하는 ‘관인’의 일종으로서(선거관리위원회 사무관리규칙 제31조 제1항 참조), ‘개별 투표관리관의 도장(사인)’과는 다르다.

이에 반해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2항은 투표관리관의 도장과 관련하여 “투표관리관은 선거일에 선거인에게 투표용지를 교부하는 때에는 사인날인란에 사인을 날인한 후 … 교부하되,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100매 이내의 범위 안에서 그 사인을 미리 날인해 놓은 후 이를 교부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투표관리관의 도장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이러한 관련조항의 내용과 체계에 비추어 보면, ‘사전투표관리관의 도장’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같은 법 제157조 제2항과 마찬가지로 인쇄날인으로 갈음하는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선거관리위원회의 청인’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같은 법 제151조 제4항을 근거로 인쇄날인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라. 선거일에 이루어지는 투표의 경우,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를 작성하여 선거일 전일까지 읍·면·동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하고, 읍·면·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은 투표용지를 봉함하여 보관하였다가 투표함과 함께 투표관리관에게 인계한다(공직선거법 제151조 제1항). 각 투표소별로 선거인명부에 올라 있는 선거인은 신분증명서를 제시하고 본인임을 확인받은 후 투표용지를 받는다(공직선거법 제157조 제1항 참조). 이때 투표관리관은 사인날인란에 사인을 날인한 후 선거인이 보는 앞에서 일련번호지를 떼어서 교부하되,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100매 이내의 범위 안에서 그 사인을 미리 날인해 놓은 후 이를 교부할 수 있다(제157조 제2항).

이와 달리 사전투표의 경우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가 관할구역의 읍·면·동마다 1개소씩 사전투표소를 설치·운영하도록 되어 있고(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 본문), 거소투표자와 선상투표자를 제외한 선거인은 누구든지 사전투표기간 중에 사전 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있다(공직선거법 제158조 제1항). 따라서 각 사전투표소에서 어느 선거구에 해당하는 투표용지가 얼마나 필요할지 사전에 확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사전투표관리관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발급기를 이용하여 투표용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공직선거법 제151조 제6항 본문 참조).

사전투표를 하려는 선거인은 사전투표소에서 신분증명서를 제시하여 본인임을 확인받은 다음 전자적 방식으로 손도장을 찍거나 서명한 후 투표용지를 받아야 한다(공직선거법 제158조 제2항). 이때, 사전투표관리관은 투표용지 발급기로 투표용지를 인쇄하여 “사전투표관리관”칸에 자신의 도장을 찍은 후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회송용 봉투와 함께 선거인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 그런데 실제로는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에서 정한 바와 달리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그 도장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담보하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 사전 투표용지에 사전투표관리관이 직접 날인하는 대신 인쇄날인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면, 도장이 인쇄된 투표용지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의 조작이나 불법 투표용지의 유입가능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예컨대, 일부 선거인들은 사전투표용지에 도장이 인쇄되어 있다면 특정 후보에 기표한 용지를 대량으로 만들어 투표함에 넣는 것과 같은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기도 하였으며, 이러한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2등 결정이 있은 이후에도 계속되어 사회혼란을 야기하고 선거의 공정성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사전투표관리관이 사전투표소 현장에서 발급된 투표용지에 직접 날인하는 것이 선거의 효율성에 다소 저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방법이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의 문언 및 선거의 공정성을 보다 확실하게 담보하고자 하는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방법이라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서는 직접 날인의 방법을 채택하면서 이에 따르는 효율성 저하 등을 최대한 해소할 수 있는 다른 수단들을 함께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에서 사전투표관리관이 자신의 도장을 찍도록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도장을 찍지 않고 인쇄 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모법의 위임한계를 일탈하였다.

마.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2등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본 재판관 김형두의 보충의견은 이를 변경한다.

재판장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
재판관 오영준

[별지]
청구인 명단
1. 옥은호 의왕시
.
.
146.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자유서울
담당변호사 유승수, 이하상

 판결문 파일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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